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머릿속에는 늘 ‘미래’라는 단어가 먼저 자리 잡고 있다. 그가 주장해온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가로등에 센서를 달고 와이파이를 터뜨리는 수준이 아니다. 기술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정체된 지역 경제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에 대한 ‘생존의 로드맵’에 가깝다.
■ ‘대학도시’와 ‘스마트 건강도시’… 평창에서 쏘아 올린 자족도시 모델
이 전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평창을 무대로 ‘스마트 건강도시’ 비전을 발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핵심은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를 중심으로 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 돌봄이 패키지로 공급되는 ‘대학도시’ 모델이다.
그는 KTX 평창역 인근에 1,700세대 규모의 스마트 건강관리 타운을 조성하고, 서울대 의료센터와 연계해 지역 주민들에게 수도권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이는 인구 소멸 지역인 강원도가 단순히 사람을 붙잡는 것을 넘어,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게 하려는 이광재식 스마트시티의 전초전이었다.
■ ‘수열 에너지’와 ‘AI 데이터 댐’… 강원의 차가운 물이 돈이 되는 기술
이 전 지사가 주목한 또 다른 스마트 인프라는 강원도의 지형적 자산이다. 소양강의 차가운 심층수를 활용해 전력 소모가 막대한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는 그의 야심작이다.
그는 춘천과 화천을 잇는 ‘AI 데이터 댐’을 구축해 강원도를 글로벌 데이터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이어왔다. 전기가 있는 곳으로 데이터가 오게 만드는 이 전략은, 수도권의 전력난을 해결하는 동시에 강원도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에너지 고속도로’의 핵심이다.
최근 분당·판교 출마 당시 강조했던 ‘미래도시 운영체제(OS)’ 구상 역시, 도시 전체가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는 스마트시티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겠다는 그의 담대한 철학을 보여준다.
■ ‘4도 3촌’ 시대… 스마트 기술로 무너지는 도·농의 경계
이 전 지사의 스마트시티는 영동 지역으로도 뻗어 나간다. 그는 강릉, 속초 등 동해안 비치를 해양 에너지와 관광 건축이 결합한 ‘구역별 차등 배치’ 모델로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4도 3촌)’라는 생활 양식을 스마트 기술로 뒷받침하려 했다.
산간 오지에도 드론 배송과 원격 의료가 가능하도록 ‘국가 AI 로봇 필드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고, 자율주행 관광 셔틀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특구를 지정해 강원도를 ‘수도권-동해안 초연결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비전은 지금도 강원특별자치도의 핵심 정책 과제로 살아 숨 쉬고 있다.
■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시민들이 지켜본 이광재의 스마트시티는 결국 ‘사람이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귀결된다. 배고프지 않고 배 아프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이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곳. 그것이 그가 그리는 스마트시티의 본질이다.
이광재 전 지사의 이러한 구상들은 이제 강원특별자치도라는 거대한 실험대 위에서 실질적인 ‘특례’와 ‘제도’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미래는 기다리는 자의 것이 아니라, 상상하고 설계하는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2026년, 강원이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스마트시티의 표준이 될 수 있을지, 이광재의 ‘AI 고속도로’가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소통투데이 관리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