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철 기자수첩]“깃발만 꽂으면 당선?” 대구 정치의 오만과 착각

내려놓지 못하는 권력, 보수의 텃밭이 만든 병폐
자리만 탐하는 정치, 대구에서 드러난 민낯
8명의 경쟁, 그러나 없는 것은 ‘국민’이다

[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신유철 기자]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던 이유는,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자신의 한계를 망각하고 오만에 빠지는 존재인지를 꿰뚫어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보면, 그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못해 더욱 절실하다.

 

대구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닌 도시다. 그러나 동시에 특정 정치 세력의 ‘안전지대’로 고착되며, 경쟁이 아닌 안일함과 착각이 뿌리내린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곳에서는 능력이나 비전이 아니라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오만한 믿음이 공공연히 통용되고 있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무려 8명의 후보가 몰려들어 서로를 견제하며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은, 국가와 당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철저히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는 장면일 뿐이다. 민심과 당의 미래는 뒷전이고, 오직 ‘안전한 자리’ 하나를 차지하려는 집착만이 난무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충분한 권력과 영광을 누렸던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수차례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의 요직을 맡았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또다시 자리를 탐하는 모습에서 과연 공공의 이익을 찾을 수 있는가? 그들이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을 더 가질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다.

 

지금 대구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결코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좁은 지역 권력을 둘러싼 집착과 착각이 만들어낸 왜곡된 정치의 민낯일 뿐이다. 이런 상황이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후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내가 적임자다”라는 말은 이제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그것은 신념이 아니라 아집이며, 책임감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려는 집착일 뿐이다. 이런 태도가 결국 당을 분열시키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외면하고 있다.

 

당의 주요 책임자마저 두 번이나 자리를 내려놓는 혼란 속에서도, 누구 하나 혁신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를 탓하고, 당 대표를 향해 책임을 전가하며 내부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느끼는 것은 기대가 아니라 피로와 냉소다.

 

대구의 후보자들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들이 보고 있는 것은 국민인가, 아니면 자리인가? 정말 나라를 위한다면, 이제는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려놓을 줄 모르는 정치에는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