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억 원대 수수 의혹 등 ‘검은 유착’ 끊어내고, 환경 정의 실현 위한 ‘통합환경관리’ 강화 절실 / 동해·삼척 시민의 숨 쉴 권리, 특정 산업의 이윤보다 우선하는 헌법적 가치
[동해·삼척=양호선 기자] 대한민국 시멘트 산업이 거대한 ‘쓰레기 소각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석탄 대신 폐플라스틱과 폐타이어를 태우며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정작 배출되는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는 일반 소각장보다 훨씬 느슨한 ‘이중 잣대’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장의 수억 원대 수수 의혹 등 권력과 자본의 유착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는 시멘트 공장의 환경 규제를 일반 소각장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여 ‘지연된 환경 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느슨한 기준’이 부른 비극… 소각장보다 최대 5배 높은 배출 허용
현행법상 시멘트 소성로(킬른)는 일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등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이 현저히 낮게 설정되어 있다. 이는 시멘트 공장이 대량의 폐기물을 처리하면서도 ‘제조시설’이라는 이유로 환경 규제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소각시설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이 50ppm인 반면, 2007년 이전 설치된 시멘트 소성로는 270ppm까지 허용되는 등 최대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특혜적 기준’은 시멘트 업계가 환경 설비 투자 대신 저렴한 폐기물 연료에 매몰되게 만들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해와 삼척 시민들의 호흡기로 전가되고 있다.
■ ‘자원순환’의 함정… 전국 쓰레기 집결지가 된 강원 남부
업계는 폐기물을 태우는 것이 ‘탄소 중립’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터링 설비가 미비한 상태에서의 소각은 다이옥신, 염화수소 등 치명적인 발암물질 배출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심규언 동해시장이 인허가 연장 등과 관련해 수억 원대 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이러한 환경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해 온 ‘침묵의 카르텔’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구심이 짙다.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한 어떠한 결탁도 용납될 수 없으며, 이제는 법적 기준을 소각장 수준으로 대폭 상향하여 기업이 스스로 환경 설비(SCR 등)를 확충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 “동해의 미래, 쓰레기 분진 속에 가둘 수 없다”
무릉별유천지와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동해시가 나아가야 할 ‘청정 관광’의 미래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시멘트 공장의 연기는 이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핀란드가 노키아라는 거대 권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시민 중심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했듯, 우리 정부도 시멘트 산업의 구태의연한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
법적 해법은 명확하다. ▲시멘트 소성로를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기준이 아닌 폐기물 소각시설 기준으로 재분류하고 ▲통합환경관리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배출 총량을 제한하며 ▲유해물질 모니터링 시스템(TMS)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은 시혜가 아니라 주권자의 권리”라는 삼척 이광우 예비후보의 지적처럼, 정부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이윤을 위해 시민의 건강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시멘트 공장의 환경 규제 강화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탄소 중립’과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한국소통투데이 양호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