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필수 보완제(유화제) 중국 수입 독점 세력 등장… 원료 있어도 제품 생산 못 하는 기현상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환경부의 살생물제 관리 정책이 오히려 영세 업체의 숨통을 조이고 공공방역 체계를 무너뜨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특히 제도 변화의 틈을 타 필수 부자재를 독점하는 세력까지 등장하면서, 조달청 납품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영세업체엔 수억 원대 ‘인증 지옥’
최근 환경부는 기존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중 살균제, 살충제 등을 ‘살생물물질’로 관리 전환하며 새로운 허가 기준을 정립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시험 검사 비용과 복잡한 승인 절차는 영세 업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품 하나당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비용이 소요되어 사실상 사업 포기를 종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환경부의 벼랑 끝 행정이 결국 거대 자본가들만 살아남는 ‘부익부 빈익부’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 ‘보완제 독점’이라는 악마의 출현… 생산 중단 사태 직면
더 심각한 문제는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보완제(계면활성제 및 유화제)’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효 성분인 원료가 있어도 이를 희석하고 안정화하는 데 필수적인 부자재가 없으면 완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최근 일부 세력이 중국 수입 물량을 기반으로 이러한 필수 부자재를 독점하면서, 영세 업체들은 원료를 쌓아두고도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악의적인 독과점’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 “공정 시장 경제는 죽었는가… 정부에 묻는다”
지방 지역보건소 등 현장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보건소에서 살충제 주문이 들어와도 업체들은 납품을 포기하거나, 조달 가격보다 훨씬 높은 비용을 감수하며 억지로 물량을 맞추고 있다. 이는 결국 공공방역의 질 저하와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기 전에 영세 업체를 위한 기술 지원과 비용 보조를 우선했어야 한다.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는 지금이라도 현장의 비명을 들어야 한다. 공정과 평등의 시장 경제를 천명한 현 정부의 기조가 과연 ‘거대 자본의 독과점’을 방치하는 것인지, 강하게 질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규제가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중소기업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면 그 제도는 이미 실패한 것”이라는 업계의 고언을 정부는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
한국소통투데이 양호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