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이지 않는 도시, 팽성… 평택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나”

“성장은 한쪽으로, 부담은 한쪽에… 팽성의 시간은 멈췄다”
“균형발전 말하지만 현실은 쏠림… 평택의 불편한 진실”

평택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문제는 그 변화가 ‘함께’가 아니라 ‘쏠림’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도심, 송탄, 안중으로 이어져 온 기존 생활권 위에 고덕이 새로운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자본도, 인구도, 인프라도 빠르게 그쪽으로 향하고 있다. 도시의 심장이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흐름 속에서 의도적으로든, 결과적으로든 밀려난 공간이 있다. 팽성이다.

 

팽성은 결코 가벼운 이름이 아니다. 캠프 험프리스가 자리한 곳, 국가 안보라는 무거운 기능을 떠안고 있는 지역이다. 각종 규제와 제한을 감내해 온 시간 또한 짧지 않다. 도시가 성장하는 동안 누군가는 속도를 냈고,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팽성은 후자였다.

 

그런데 지금, 도시는 그 대가를 제대로 치르고 있는가.

현실은 냉정하다. 개발의 축은 고덕으로 기울었고, 정책의 시선 역시 그 흐름을 따라간다. 선거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선거구에 묶여 있음에도 후보들의 발걸음은 고덕을 향한다. 표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는 건 정치의 본능이지만, 그 본능이 반복될수록 어떤 지역은 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난다.

 

팽성은 지금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평택시는 ‘2040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균형발전을 말한다. 그러나 구호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균형이라는 말이 선언에 머무는 동안, 도시는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굳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질문은 단순해진다.
팽성은 앞으로도 계속 감내하는 역할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정당한 몫을 돌려받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인가.

도시는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지금 평택은 선택하고 있다.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어디를 우선할 것인지, 무엇을 외면할 것인지.

 

균형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약한 곳은 계속 약해질 뿐이다.

팽성은 주변부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평택이 어떤 도시가 될 것인지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시험지에 가깝다. 그 시험을 외면한 채 ‘성장’만 말하는 도시는 결국 한쪽으로 무너진다.

 

이제는 답해야 할 때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