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초고압 송전선로 설치 전면 반대… 의장 삭발 투쟁

전례 없는 3개 노선 중복 통과… “안성만 희생 강요”
안성시의회 4대 요구 발표… “시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행정 좌시하지 않겠다”

(한국소통투데이=이한빈 기자) 안성시의회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3개 노선 건설사업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은 24일 삭발식을 감행하며 “안성시민을 희생시키는 전력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한전을 비롯한 정부 관계 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사업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신원주~동용인 ▲신중부~신용인 ▲북천안~신기흥 등 3개 구간의 345kV 초고압 송전선로를 설치해 용인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단지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3개 송전선로가 모두 안성시를 경유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안성시의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단일 지자체를 3개의 초고압 송전선로가 동시에 가로지르는 사례는 없다. 안성시는 이미 765kV 변전소 1기, 345kV 변전소 1기, 154kV 변전소 4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350기 이상의 송전탑이 세워져 있다. 이번 사업이 추진될 경우 최대 495기의 추가 송전탑이 건설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안성시의회는 이에 대해 “현재 안성시 곳곳에 이미 송전선로와 변전소가 밀집해 있으며, 이번 사업이 강행될 경우 총 700기 이상의 송전탑이 안성 지역을 가로지르게 된다”며 “이는 단순한 전력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 안성시를 수도권 ‘전력 공급지’로 전락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강한 전자파는 장기적으로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송전탑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암 발생률 증가 및 만성질환 유발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또한, 송전탑이 들어서면 경관이 훼손되고, 부동산 가격 하락과 농축산업 피해까지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성시의회는 “용인시는 단 2기의 송전탑 이설 문제에도 강력 반대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했는데, 안성시는 약 350기의 추가 송전탑이 들어서는데도 정치권이 침묵하고 있다”며 “안성시는 한전과 함께 설명회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시민 의견을 반영한 강경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성시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와 한국전력에 강력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송전선로 3개 노선의 안성 중복 통과 계획 전면 철회 -최대 495기 송전탑 추가 설치 계획 즉각 백지화 -시민 동의 없는 일방적 설명회 및 행정 절차 즉시 중단 -안성시와 정치권은 송전선로 건설계획에 대한 찬반 입장 명확히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안성시의회는 “이번 사안은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닌, 안성시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시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행정 절차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삭발을 감행한 안정열 의장은 “안성은 수도권의 전력공급을 위한 희생양이 아니다”라며 “안성시민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피해를 감내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성시의회는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과 협의해 송전선로 건설계획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시민들과 연대해 강경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