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제 인사이트] 돈도 벌고 친구도 사귀고...중고 거래에 푹 빠진 中 젊은세대

지난 2019년 6월 1일 한 어린이(오른쪽)가 충칭(重慶)시에서 열린 벼룩시장에서 중고 인형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하이커우=신화통신) 중고 거래에서 '노다지 캐기'에 열을 올리는 중국 젊은이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 '셴위(閑魚)'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셴위에서는 하루 평균 10억 위안(약 1천850억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젊은이들은 지난해 셴위에서 평균 2723.5위안(50만3천847원) 이상을 벌었다.

대학교 3학년생인 천둥(陳冬∙2000년대생)은 촬영이 취미다. 개학 전, 그는 한 달밖에 사용하지 않은 95신(한국의 A급 이상 중고품) 후지 카메라를 셴위에서 4천100위안(75만8천500원)에 팔았다. 그는 "이미 단종된 카메라 모델로 개인 딜러한테 4천 위안(74만원)을 주고 중고로 산 것"이라며 "이제 다시 팔고 새 카메라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둥은 지난 2022년 1일 셴위 계정을 만든 후 이미 해당 플랫폼에서 60대가 넘는 카메라와 렌즈를 사고팔았다. 누적 판매액은 2만9천 위안(536만5천원) 이상이다. 천둥은 "중고 거래 덕분에 새로운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해 볼 수 있었다"면서 "쓰지 않고 방치할 걱정 없이 취미를 위해 과감히 지를 수 있어 중고 거래 플랫폼이 흥미와 취미를 살리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셴위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은 이미 젊은이들이 흥미와 취미에 대해 교류하는 장이자 다원화된 지역사회로 거듭났다. 흥미∙특기∙경험∙상품 등을 올림으로써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돈도 벌고 친구도 사귄다.

셴위가 발표한 유저 프로파일에 따르면 지난해 3천만 명에 육박한 1995년생 이후 출생자가 셴위에 가입했다. 현재 셴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용객은 이미 8천300만 명을 넘었고 아트토이, 스포츠∙아웃도어, 애완식물, 디지털, 스타일링 등과 관련된 수백 종류의 취미 상품 1억5천만 점이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기관은 중국의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2022년의 1조5천500억 위안(286조7천5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3조 위안(555조원)까지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중국 젊은이들은 왜 중고 거래에 열광할까?

올해 양회 기간 동안 '대대적인 설비 업그레이드' '소비재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 시 제공되는 혜택)'' 정책이 시행되면서 중고 거래는 올해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중점 추진 업무 중 하나로 부상했다.

리웨이밍(李偉銘) 하이난(海南)대학 국제상학원 교수는 '소비재 이구환신' 정책은 소비자의 교환 열기를 자극해 방치된 제품의 유통을 촉진하는 한편 '이구환신'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지출을 줄여 새로운 소비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회자원을 절약하고 사회적 재화 공급의 역할을 다양화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국가의 환경 보호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부연했다.

중고 거래 시장은 이처럼 거대한 잠재력이 있는 한편 간과할 수 없는 문제도 존재한다. 구매 경험이 있는 다수의 이용객은 중고 제품 판매자 대부분이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라 7일 내 무조건 반품∙교환이 적용되지 않는 중고 제품이 많고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겨도 애프터서비스(A/S)를 받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고 거래 플랫폼이 거래 과정에서 유료 감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플랫폼마다 규정이 달라 중고 거래의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웨이(朱巍) 중국정법대학 방송법연구센터 부주임은 온라인 중고 거래는 플랫폼 경제의 일부지만 거래 대상이 사업자가 아니라 개인 이용자이기 때문에 상품 품질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가 책임을 묻기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거래 플랫폼이 제3자 전문 평가 기관 도입과 상업보험 등 방식을 통해 중고 상품의 품질을 확보하고 감정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휴대전화, 카메라처럼 가치가 높은 상품에 대해서는 전문 감정을 거친 후 시장 거래가 가능하도록 허가할 것을 제언했다. 또 중고 거래 플랫폼이 공평한 거래를 보장할 수 있도록 배상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구축해 개인 판매자가 사업자로서의 일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