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부당 살처분 의혹에 조사 나선 김포시의회

핏물 튀는 돼지들의 비명, 트라우마로 밤잠 설친 작업자

(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정유빈 기자) 경기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에 위치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돼지들이 부당하게 살처분되고 매장된 사건에 대해 김포시 의회가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앞서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은 “병든 돼지를 살처분할 때는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스 등을 사용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현장 살처분에 참여했던 외국인 인부 A씨가 생존 돼지를 포크레인으로 타격해 죽이고 매장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제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포시 농업기술 관계자는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A씨는 “매몰된 돼지의 숫자가 4,200여 마리였으며, 핏물을 튀기며 비명 지르는 돼지들을 보며 며칠 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김포시는 현행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20조 1항에 따라 가축 소유자에게 신속한 살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살처분 방법으로 전살법, 약물법, 가스법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법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김포시 의회는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강현 김포시의회 부의장은 “지난 8월 30일 감염 돼지 4,000두의 살처분 보고를 받았는데, 영상을 보니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사실 확인을 위한 현장 점검과 향후 대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김포시에는 5개 읍면에 돼지농장이 밀집해 있어 사체 처리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법규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마련된 ‘ASF 긴급 행동 지침’에 따르면 동물 살처분 시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러한 문제가 생명 경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포 지역 축산 농가들은 “덩치가 큰 가축의 살처분은 용역회사를 통해 인부를 의뢰하는데, 잔인한 살처분에 대한 우려로 한국인 근로자들이 기피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며, 신중한 살처분 방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