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9일은 한글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는 날, 바로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한글의 창제자인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독특한 문자를 기념하는 특별한 국경일로 자리잡고 있다. 문자와 관련된 국경일을 두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이는 고유 문자를 가진 나라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된 것은 한글이 그만큼 특별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글날의 기원은 일제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글을 통해 민족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1926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으며, 1928년에 ‘한글날’로 공식 개칭되었다. 1946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었으나, 1990년 경제계의 반대로 잠시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한글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자 공휴일로 다시 복원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의미를 깊이 새기고 있다.
올해 578돌을 맞이한 한글날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경축식을 개최하며, 국가 주요 인사들과 외교관을 포함해 약 1천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4일에는 경복궁에서 ‘2024 전 국민 받아쓰기대회’가 열렸고, 수상자 8명에 대한 시상식이 이루어졌다. 내년부터는 5월 15일을 ‘세종대왕 탄신일’로 지정해 국가기념일로 삼을 계획도 발표되었다.
한글은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서, 세계적으로도 그 독창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늘, 땅, 그리고 우주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한글은 세종대왕의 깊은 애민 정신이 반영된 걸작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들 역시 한글의 우수성을 찬양해 왔다. 고(故) 제임스 맥콜리 교수는 매년 한글날을 기념하며 축하 행사를 열었고, 영국의 제프리 샘슨 교수는 한글 자모의 음성학적 우수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한류 열풍과 함께 전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배우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지정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젊은 세대들이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한글을 전파하고 있는 가운데, 한글이 더 많은 나라에서 공용어로 사용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글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이 과정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글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