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전현준 기자)전북 남원시가 민간업자와 추진한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업을 둘러싸고 대법원 판결로 408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책임 한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판결로 남원시는 대출 원리금 408억 원과 연 12%의 지연손해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배상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시가 추진 중인 다른 사업들의 재정 긴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민의 세금이 잘못된 행정 판단의 대가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사업자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 뒤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그 책임이 어디까지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부실한 행정 판단이 장기간에 걸쳐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지방행정의 책임성과 행정의 지속성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금융 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남원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는 남원시에 408억 원과 이자 지급을 명령한 바 있다.
문제가 된 모노레일 사업은 이환주 전 남원시장 재임 시절인 2020년, 남원시가 민간사업자인 남원 춘향테마파크(주)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춘향테마파크 일대에 총 길이 2.4㎞의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설치하는 내용으로, 시행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405억 원을 대출받아 2022년 6월 시설을 완공했다.
그러나 2022년 7월 취임한 최경식 현 남원시장은 “공사비가 과다하게 책정됐고, 이용 수요가 부풀려졌다”며 사업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는 반발했고, 이후 약 16개월간 모노레일을 운행한 결과 수익성이 당초 예측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사업을 중단했다. 이어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협약 제19조를 근거로 금융 대주단이 남원시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재판부는 1심에서 “남원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해 개장이 늦어졌다”고 판단했고, 2심 역시 “사업비 부풀리기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남원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남원시는 판결을 수용하고, 다음 달 3일 열리는 제96회 춘향제 기본계획(안) 설명회를 통해 상환 방식과 시설물 인수, 정상화 방안 등 향후 대응 계획을 시민들에게 설명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재정 여건과 수익성, 장기적 부담 가능성을 얼마나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일깨운다.
비록 전임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사업이라 하더라도, 대법원이 ‘행정의 연속성과 계약의 대외적 효력’을 강조한 만큼 단체장 교체 이후에도 책임이 이어질 수 있음을 분명히 한 판결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은 향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사한 민간협력사업을 추진할 때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