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트] 말레이 전문가 "서방 방해에도 中-아세안 협력 끈끈"

지난해 9월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UN)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신화통신)

(쿠알라룸푸르=신화통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시노포비아(Sinophobia·중국공포증)'를 지적하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편 가르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의 다수 전문가 및 학자는 말레이시아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발전의 길을 가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중국 협력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對)중 협력을 중시하는 태도는 말레이시아의 선택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이를 존중해야 하며 강압적 태도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국제이슬람대학 정치학자 리페이메이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말레이시아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이 같은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주권국가로서 국가의 (발전) 방향과 외교 정책에 대해 충분한 자주권을 갖는다"면서 "말레이시아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결정을 통해 타국의 이익이 아닌 자국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페이메이는 중국이 아세안(ASEAN) 국가의 자주권을 존중해왔다고 평가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아세안 국가에 압력을 가해 자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한다면 미국과 아세안의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일부. (사진/신화통신)

줄리아 로크니파드 말레이시아 노팅엄대학 국제관계학자는 아세안 국가가 중국에 큰 기대를 품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뿐만 아니라 자국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등 서방이 중국에 대한 아세안 국가의 기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등 서방이 아태 지역에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규합해 역내 안보 정세를 끊임없이 뒤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과 아세안 국가는 경제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기술 협력을 통해 파트너 관계를 발전시키며 이들과 뚜렷하게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중국의 2대 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수입 원천국이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와 15년 연속 최대 교역 파트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수년 연속 말레이시아의 주요 투자 원천국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케낭가투자은행은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시장 수요가 올해 말레이시아의 수출 증가를 촉진하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샨카란 남비아르 말레이시아 경제연구원 경제학자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은 중국의 고품질 발전 추진 과정에서 생기는 기회를 포착하고 중국과 인공지능(AI), 자동차 산업, 핀테크, 고속철도 등 분야에서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