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일 뇌병변장애 부모 모임, 이제는 행동으로 목소리 낸다

정보 공유 넘어 정책 제안까지… 뇌병변장애 부모들의 연대

(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김동현 기자)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인천 유일의 뇌병변장애 자녀 부모 자조모임이 활발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 모임은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이 지난해 시작한 사업으로, 현재 10명의 부모가 참여하고 있다. 인천에서 뇌병변장애 자녀 부모 모임은 이곳이 유일하며,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지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박진호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 가족지원팀장은 "뇌병변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복지관을 이용하던 부모들이 직접 제안해 모임이 시작됐다"며 "이 모임은 단순한 정보 교환의 장을 넘어 서로를 지지해주는 소중한 기반이 되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부모님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나누는 자리로 시작됐지만, 아이들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에는 ‘420 장애인차별철폐인천공동투쟁단’과 함께 보조기기 지원, 차량 개조비 지원, 자세유지기구 센터 증설 등에 관한 의견을 인천시에 전달했다. 올해 초에는 서울시 뇌병변장애인비전센터를 직접 방문해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대면 모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보 공유를 이어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온라인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게 너무 어렵다. 과거에는 복지관이나 치료실에서 처음 보는 부모에게 말을 걸어야 했다”며 “이제는 나보다 먼저 아이를 키운 부모들이 있어서 함께 답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함께함으로써 숨통이 트이지만, 지역 내 자원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나눌 수 있는 정보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백은숙 씨는 “인천에선 대학 진학에 대해 상담할 곳조차 없어 서울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를 직접 찾아가야 했다”며 “모임을 통해 인천에서도 장애 당사자 전문가를 양성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밝혔다.

 

박현아 씨는 ㈔인천장애인부모연대 연수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우리도 힘들지만, 더 힘든 부모들이 많다.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돌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하는 분들이 많다”며 “특히 방학 기간 동안 인천엔 뇌병변장애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 더 심각하다. 이제는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관이 주관하는 모임은 이번 달로 종료되지만, 부모들은 자발적인 개별 모임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달 안에 사업 평가회를 열고,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은 2년간의 운영 결과와 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에는 참여 인원을 확대하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할 계획이다.